좋은손님 나쁜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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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7 00:00:00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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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이 뚝위에 있는 셈이니 펜션 마당 아래 육칠백평의 하천부지가 있고 강물이 흐르고 있지요.

홍천강이 협곡천이라 폭이 좁아 굽이마다 물살이 강해서 수영금지구역이 대부분인데 펜션 앞만큼은 강폭이 300미터에 이르고 하수면이 넓고 수심이 얕아서 물놀이와 천렵활동이 용이하고, 시야가 확 트여서 시원한 경관까지 겸비한 명당이랍니다.

퇴직 후의 삶을 이곳에서 강돌맹이로 살아보겠다고 결심한지 10여년이 지났습니다.

펜션이 유행하기도 전에 시작한 전원생활, 좀 무모하게 큰 건물을 지은 실수가 결과적으로 나를 펜션지기로 살아가게 만들었어요.

 

펜션지기, 괜찮아요.

청년취업 문제가 국가사회의 위기로 치닫는 요즘 늙은이가 할 수 있는게 뭐 있나요.

간간히 찾아주는 손님 덕에 넓은 마당 환경정리와 건물관리를 꾸준히 하게 됩니다.

젊은 부부가 어린 자녀들과 함께 년노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찾으시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거 정말 아름답고 보기좋은 광경입니다.

지난 주에는 마당 한구석에 있는 브록과 합판조각을 손수 강으로 날라서 강물 진입부에 계단을 만들어 주신 손님이 계셨지요.

예쁘고 귀여운 어린 딸을 고무보트에 태워 끌고다니며 즐기시고는 가파른 언덕이 위혐하다며 한시간여 땀을 뻘뻘 흘리며 훌륭한 계단을

만들어 주시는 그 젊은이를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간혹 과음을 하시고 실수한 흔적을 남기시는 분들도 있지요.

오늘 아침 황급하게 퇴실하신 한 분의 경우 청소하러 들어가 보니 이불과 담요를 세탁기에 넣어 돌려놓고 가셨더군요.

간밤에 이부자리에 구토를 하신 것을 알게 됐어요.

오후 내내 방청소를 해도 진동하는 냄새가 없어지지 않아, 저녘에 침대를 끌어내고 보니 침대와 벽사이에 한대접의 구토물이 마르고 있더라구요. 

우리 할멈 왈, 당신도 옛날 이렇게 토한 적이 한 두번이었냐, 그때마다 자기가 다 치우지 않았냐. 이번에 할배가 한번 치워보래요.

그 손님에게 전화를 해봤지요.

 " 내맘의 강물입니다. 잘 도착 하셨는지요. 알고보니 간밤에 엄청 고생을 하셨더군요. 어느곳에 토했는지 좀 알려주셨으면 청소하는데 도움이 됐을텐데! 아 정신없어 무엇을 했는지요 모르곘다구요? 예 알겠어요. 몸관리나 잘 하세요".  

죽어가는 목소리로 미안합니다만 연발하는 그 분이 그리 밉지 않은 것은 그가 젊던 날의 내모습으로도 보였기 때문이었을 것.ㅎㅎㅎㅎ

펜션지기 정말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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